귀동양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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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동양 유감

귀동냥 유감

좋은 귀동냥 거리를 만나면 행복해진다. 얼마 전 주방기구 사장이 만나자마자 하소연을 한다. 경기가 IMF때보다 더 어렵다고 난리다. 전국 여러 곳을 거래하므로 귀동냥을 많이 얻는 결과라고 한다. 현장에서 들려오는 따끈한 소식이다. 신문 방송에서 듣는 것보다 심각하다. 펀드도 손해를 보고 있는 상태에서 실감이 났다. 가만히 듣고 있자니 가슴이 덜컥한다. 혹시나 세를 줄여달라고 하는 하소연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다른 집에서도 요즘 일거리가 줄었다고 하니 전세금을 올릴 수도 없다. 보수비용과 세금도 늘어나는데 어렵다.

정책결정자들은 장사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고 한다. 자신의 배가 부르니 남의 배가 고픈지를 모른다고 한다. 전 정부의 무능한 결과라도 한다. 험악한 이야기를 들으니 힘든데 계속한다. 정말로 괴로운 모양이다. 애로를 들어야 하니 힘이 든다. 이 괴로운 소식을 안 들으면 다른 세상 소식을 못 들까 봐 동조하며 계속 듣는다. 장사가 어렵다는 이야기뿐이다. 실제 그들은 열심히 산다.

전국규모의 거래처에서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다. 탁상공론이 아니라 실제다. 정책의 결과물이란 뜻이다. 투자를 위한 귀동냥 거리로 좋은 재료들이다. 현장의 따끈한 소식을 들으니 얼마나 신선한지 실감이 난다. 상업에 충실한 그들의 잘못은 없다. 먹고살기 위한 업계정보는 밥줄이다. 방향을 잡기 위해 연일 시장 상황을 귀동냥한다. 그들은 책 읽을 시간이 없다. 방송으로 뉴스를 듣는 정도이다. 업자들 간에 정보를 교환하고 의기투합을 하여 무한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민원 해결의 경험이 많아 현장의 목소리를 잘 아는 편이다. 그들의 귀동냥 정보는 포장되지 않아 투박하지만, 실감이 난다. 그도 중국산을 수입하여 장사하니 중국이 자신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에 제조업이 위축되고 있으니 타격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제품으로 부자가 된 사람도 있지만 망한 사람도 많다고 한다.

걱정이 태산이란다. 내년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강좌도 방송도 매체도 대책이 있는 것처럼 말하니 더욱 답답하다고 한다. 참 난감하다. 돈 버는 데만 관심을 갖는다. 사차 산업혁명시대에서 살아남을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일까? 세를 받는 입장에서 모른 척할 수도 없어서 열심히 듣고 한마디 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나.

수학을 공식만 외워서 풀려고 하니 못하는 것처럼 돈 버는데 인문학이 뿌리인 것을 모르는 사람에게 말하기 힘들다. 북한과 교류가 되면 주방 기구도 많이 팔리고 시설공사도 많이 할 것 같단다. 기초과학 기술을 보강하고 있으니 잘 될 것 같다. 사회분열을 일으키는 증오에 찬 말을 줄여야 장사도 잘된다. 등등 해답은 나와 있으니 조금 기다려보자고 했다. 혹시 잘못된 견해로 냄비 속의 개구리로 만들까 봐 조심스럽기도 하다.

 

요즘 ‘빌거’(빌라거지)라는 말을 아느냐고 물으니 안다고 했다. 아파트가 천만 호가 되었다. 포화상태라 잘 팔리지 않으니 ‘빌라거지’라는 신조어로 판촉을 하는가? 아파트보다 비싼 빌라나 고급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아거’(아파트거지)라고 하지 않으니 의도가 의심스럽다. 어릴 때 시계 장수가 아버지에게 벽시계도 없느냐고 약을 올려 사고 난 다음 후회하셨던 생각이 떠오른다. 차별과 과당경쟁을 조장하는 나쁜 귀동냥 거리를 어린이들에게 유포하는 것은 나쁘다.

 

불신과 분열을 위한 귀동냥 거리를 유포하여 영구지배하려던 일제 망령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사회통합을 해치는 무책임한 신조어가 우리를 망하게 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퍼트리는 자가 있다면 응징해야 한다. 사차산업혁명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나쁜 의도에 휘둘리지 않게 도와주는 인문학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좋은 귀동냥 거리를 가진 홍익인간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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