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태운 살얼음

photo of white and purple painting

바지 태운 살얼음 살얼음은 바지를 태웠다. 신천 개울가는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다. 겨울이 지나갈 때즘 얇아진 살얼음에서 개구쟁이들은 담력을 내기하며 새봄을 맞이한다. 얼음이 깨어져 물에 빠져야 끝나는 놀이다. 얇아진 얼음은 바스락 소리를 내며 금이 간다. 돌아가고 싶은데 호기심은 더하다. 조금 더 조금 더 하다가 깨진다 들어갈 사람 없냐고 용기를 시험한다. 친구들이 ‘니 들어갈 수 있제’한다. 안가면 … Read more

 생명나무

deer grazing in park under colorful autumn tree

생명나무 보호수 느티나무는 삼신과 소통하는 안테나다. 가야산 자락 상비계곡으로 가는 길에 웅장한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고령 덕곡면 원송리 심어동 실개천다리를 건너, 마을 입구에 수문장처럼 우뚝 서 있다. 논밭의 한가운데 있어서 뚜렷하게 보인다. 언제나 보아도 지구처럼 동그란 모습은 신령하게 보인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마련해주고 가을에는 낙엽으로 운치를 더해주었다. 겨울에는 나뭇가지로 자태를 뽐내었다. 봄에는 새파란 잎사귀로 다시 … Read more

토마스 금붕어

토마스의 금붕어 나이를 먹을수록 보이지 않는 세계를 체험하면서 세상을 알게 되는 만큼 철이 든다고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보고 있음을 인식하고부터 겸손해지는 것 같습니다. 양심을 가진 인간이 본질적으로 선한 존재이기 때문에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인간성 황폐화로 느끼지 못하는 불행한 사람도 있지요. 하여 오늘은 금붕어 이야기가 새로운 세계관이 구현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 … Read more

신자유주의 사차산업혁명

신자유주의의 사차 산업혁명 사차산업혁명기를 어떻게 견딜까? 노동의 기회가 없다. 희망이 없다. 기회가 없으니 자영업을 한다. 죽지 못해 하는 것이다. 우리가 분명히 열심히 살아왔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희망을 이야기할 때 뒤에서는 희망 고문이라고 웃는다. 요즘 뉴스에 사건 사고가 많이 나온다. 보기 싫은데 봐야 하는 상황에서 살아가니 힘이 든다. 우리는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 흥분한다. 마치 독립투사처럼 난리를 친다. … Read more

천국의 문

천국의 문 천국의 문은 열쇠가 없다. 사람이 저승에 이르면 자격자에게 열리는 자동문이다. 천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 본적이 없는데도 본 것처럼 생각된다. 아마도 피렌체를 상기하는 것 같다. 천당에 들어가는 조건을 성경은 전한다. 나누어야 천국에 들게 된다는 뜻이다. 이웃을 너의 몸처럼 사랑하라고 했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했다.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착취가 부의 … Read more

착한 손

영혼을 구제하는 착한 손 손은 사물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세차하면 번쩍하여 생기가 돈다. 앞마당 청소는 동네를 활기차게 한다. 가끔 하는 계단 청소는 공동체를 의식하게 한다. 손은 주위의 모든 것에 생기를 돌게 한다. 집안 생명들에게 먹이를 준다. 손은 나눔을 실천하여 나눔이 진리임을 알게 한다. 인간의 손은 생각을 실천하기 때문이다. 손이 나눔의 진리를 거부할 때 세상은 위험해진다. 최근 … Read more

물고기 천국

물고기 천국 어항의 물고기는 양육강식이 없는 천국에서 산다. 아침에 일어나 물고기와 대화를 한다. 알아듣는 것 같은 몸짓으로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유영을 한다. 물고기 박사는 먹이 주는 사람을 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하루는 암놈 한 마리가 아가미만 끔뻑이며 움직이질 못한다. 어디가 아프냐고 물으면 꿈틀거린다. 일주일 후 죽었다. 매일 인사하는 사이인데 마음이 아팠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깨알 같은 일곱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