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루 처녀 뱃사공
강을 생각하니 처녀 뱃사공이 떠오른다. 70년대 금과 은의 오승근 가수가 대박을 터뜨렸던 곡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게 들려온다. 왜 그럴까? 아마도 처녀 뱃사공과 같은 삶을 살았던 고 김자옥씨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모의 여배우의 고단한 삶이 미투 운동으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게 되었다. 80년 초 가수 최백호씨와 이혼 후 가수 오승근씨와 재혼하면서 연기를 하였다. 하지만 여행업을 하던 오승근씨가 IMF로 인해 거액의 빚을 지고 말았다. 이후 평민 공주 고 김자옥은 빚을 갚기 위해 고생을 했다. 결과는 대장암으로 투병하였으며, 암이 전이되어 2014년 요단강을 건넜다.
처녀 뱃사공의 가사는 같아도 고 김자옥씨의 영향인지 요즘에 들어 느낌이 다르다.
1절
낙동강 강바람에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늙으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2절
낙동강 강바람에 앙가슴을 헤치면
고요한 처녀 가슴 물결이 이네
오라비 제대하면 시집보내마
어머님 그 말씀에 수줍어질 때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3절
낙동강 강바람이 내 얼굴을 만지면
공연히 내 얼굴은 붉어 만져요
열아홉 꽃과 같은 여학생들이
웃으며 서양말로 소곤거리면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윤부길:작사 / 한복남:작곡
6.25 당시 군에 간 오빠를 대신해서 두 여동생이 교대로 남강이 흐르는 법수면과 대산면을 잇는 악양 나루터에서 처녀 뱃사공으로 노를 저었다. 오빠가 전사한 슬픔을 머금고, 경관이 빼어난 악양 나루터에서 오랫동안 뱃사공을 한 사연을 1959년 한복남의 작곡으로 민요 가수 황정자를 이어 1975년에 금과 은이 불러 당대 최고의 히트송이 되었다. 지금도 처녀 뱃사공의 조카이며 남동생인 악양루 가든 주인장이 애절한 사연을 어탕국수를 말아주며 전하고 있다.
아무튼 ‘망각의 강’이라는 ‘레테의 강’을 건너가면서 세상을 살면서 더렵혀진, 힘들고 지친 전생의 기억을 정화하여 다시 인간으로 재생하는 과정이 있다. 물론 지나치게 탁한 영혼들은 동물로 태어나게 해서 정화를 한다.
얼마 전 나보다 나이가 적은 둘째 처형이 레테의 강을 건넜다. 좀 더 살아 겐지스강을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대출로 무리하게 고급아파트를 장만하면서 혹사한 결과라 생각하니 안타깝다. 어린 남매를 남겨두고 떠나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는가? 불꽃처럼 살다간 김자옥과 처형의 삶이 처녀 뱃사공을 생각나게 한다.
하여 인생을 타인과 가족에게 즐거운 삶을 안겨준 고 김자옥 배우와 고 최순영 처형에게 레테의 강을 무사히 건너 행복한 삶을 사는 인간으로 꼭 재생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