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의 물고기
어항에서 사는 물고기는 양육강식이 없는 천국이다. 아침에 일어나 물고기와 대화를 한다. 알아듣는 것 같은 몸짓으로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유영을 한다. 물고기 박사는 먹이 주는 사람을 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하루는 암놈 한마리가 아가미만 끔뻑이며 움직이질 못한다. 어디가 아프냐고 물으면 꿈틀 거린다. 일주일 후 죽었다. 매일 인사하는 사이인데 마음이 아팠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깨알 같은 일곱 알을 낳고 죽었다. 나고 성장하고 죽기를 몇 개월마다 반복하고 있다. 어항의 물고기가 윤회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수놈이 암놈을 계속 따라 다닌다. 수놈은 꼬리가 길며 멋지게 생겼다. 암놈은 계속 피하기만 한다. 생명을 만드는 암놈은 공간이 좁은 것을 알아 수정을 거부한다. 수놈들은 이러한 상황을 모르고 마냥 들이댄다. 암놈의 기지로 새끼를 만들지 않으니 다행이다. 어항에서 생명은 계속 순환되고 있다. 그곳에서 재생이 된다. 어항에서 죽고 나기를 반복한다. 스스로 번식을 조절하지 못해 많아진다면 약육강식이 치열한 개울가로 보내야 한다.
고조선은 여명의 시간에 물고기를 놓고 제사를 지냈다. 물고기는 사람의 몸으로 이동했다. 물고기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희생제를 동시에 치렀다. 물고기는 영원히 살고자 태어났지만 사람 몸의 일부가 되었다. 물고기는 수초에 영양을 주거나 수경재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조선의 아침제사에 물고기를 올려놓은 이유를 알 것 같다. 공존에 충실한 물고기는 생명 유지의 원천임을 알고 있었다.
사람은 생명체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공존을 무너지게 하는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지구가 몸살을 알아 죽을 지경인데도 무자비하게 훼손하고 있다. 물과 공기는 생명의 원천으로 오염이 되면 공멸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가차 없다. 인간은 공존을 파괴하는 머리 좋은 동물로 산다면 지구에서 재생되는 생명은 고통을 받을 것이다. 스스로 최소한 오염을 시키지는 않는 제도를 만들 때가 되었다.
금붕어와 할아버지 이야기에서 인간이 과욕을 부려 모든 것을 잃게 되었다는 교훈이 생각난다. 오늘날 사람들이 문명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탐욕으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죽을 지경이다. 탐욕으로 사랑이 식으면 재앙이 찾아온다. 생명을 만드는 물과 공기를 오염시키는 것은 생명을 무시하는 것이다. 살고자하는 사람들이 펼치는 환경운동은 생명을 경시하는 사람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지구를 지옥으로 만들지 말라고…
어항의 물고기가 죽을 때마다 좋은 대로 가라고 빌어준다. 물고기에게 좋은 데는 어딜까. 물고기는 물 밖의 세계에서 살고 싶을까. 물고기가 물에서 벗어나면 죽는다. 물고기의 천국은 천적이 없는 맑은 물이다. 경험한 세계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고 싶었을 것이다. 물갈이를 잘해주어야지 하고 반성한다. 환경에 지배를 받는 물고기와 인간의 삶은 다르지만 살아야 하는 입장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