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행복한 명절
펄벅여사는 인류의 반인 여성이 불행하다면 인류는 불행하다고 했다. 국민의 반인 여성이 명절로 인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면 명절의 내용을 바꾸어야 한다. 음식 장만으로 힘든 것도 있지만, 불평등을 느끼는 여성은 가부장제를 강화하는 명절을 싫어하고 있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고 한 마호메트의 명언이 생각난다.
추석 전 아침에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추석 차례 간소화하라고, 매년 하시는 말씀이다. ‘귀신도 없는데 제사로 스트레스 받지 마래이’. 허나 비현실적이다. 제사 음식이 맛있다고 난리다. 근래에 들어 기일이나 명절만 되면 힘든 내색을 한다. 힘에 부치니 불평등을 느끼는 것 같다. 사대부 제사상은 하인들이 만든 것을 차린다. 요즘은 전부가 사대부처럼 제사상을 차리니 아녀자들이 하인처럼 죽을 지경이다. 힘들어도 음식을 해야 하는 처지에 있는 아내의 수고에 고마울 따름이다.
부처님도 근거 없는 제사를 지내지 말라고 한다. 이는 당시의 힌두교는 제사를 잘 지내 야 잘 산다고 하여 집 팔고, 논 팔아 제사를 지낸 것을 보고서 한 말씀이다. 소, 돼지 등 무수한 생명의 살육은 업을 짓는다고 하였다. 조건에서 이루어진 몸뚱이가 없어지면 아무것도 없이 사라지고 업만 남는다고 했다. 업은 원인과 결과에 의해 다른 생명을 이어지는 재생연결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기독교에서는 제사를 우상숭배라 하여 금한다. 죽은 자를 기념하지 말라고 한다.
언젠가 고인이 좋아한 바나나를 올려 제사를 지낸 것을 두고 쌍놈이라고 하는 사람을 보았다. 햄버거나 케이크를 올렸으면 난리 낼 사람이다. 명절에 맛있는 서양 음식이나 과일을 제사상에 올리는 순간 쌍놈이 된다. 할 일 없이 사극을 너무 많이 보았나? 전부가 같은 명절 음식을 하니 물가가 올라 서민을 힘들게 한다. 요즘 맛있는 것들이 천지인데 말이다. 변화를 거부했던 양반의 갑질로 인해 일제의 종이 된 사실을 잊었는가 보다. 양반 좋아하는 그는 자신의 성이 양반이라나? 우리나라 280여 모든 성이 양반임을 모르는 무지한 사람들 같다.
오랜만에 만나는 형제 친척들과 덕담으로 격려한다. 형제자매가 가족을 만나길 기대하며 살아간다. 잘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깨끗한 옷차림으로 나타난다. 신차 수요가 가장 많은 이유를 알만하다. 칭찬받고 격려를 해주신 집안 어른들이 생각난다. 어릴 때 명절을 기다렸던 이유이다. 어른이 되니 명절 보내기가 힘들다. 당시의 어른들이 힘들게 살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큰 인물이 되라고 격려했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명절은 우리들의 정체성이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없애기 힘들다면 내용을 바꾸어 보면 어떨까? 물 한 그릇이나 차로 제의를 하고, 가져온 간소한 음식이나 다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기제사는 오후에 의례를 하고 가까운 식당에 모이는 것은 어떨까? 다과회를 하고, 읽었던 책이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고인에게 알려주면 좋겠다.
양성평등 시대정신에 따라 오월과 명절은 여성이 쉬는 힐링의 시간이 되게 할 수 있다. 차별을 느끼게 하는 명절을 퇴출하기 어렵다면 내용을 바꾸어야 한다. 동시에 가부장제를 견제할 새로운 체제를 위한 도전도 필요하다. 요즘 여성들은 대가 차서 가능하다.
생로병사의 중심에서 역할 하는 여성이 행복해야 원만한 인생을 산다. 여성을 괴롭히는 문화가 있는 한 사회발전은 어렵다. 여성이 행복해야 세상을 밝게 한다. 차별을 느끼게 하는 명절의 내용을 바꾸어 힐링 기간으로 하면 좋겠다. 마누라 바가지 긁는 소리에 모두가 질려있다. 조선 중기에는 여성도 제사를 주관했지만, 남자에게 바가지를 긁지 않았다. 새로운 변화를 기대해본다.